제 3회 Takumichan Cup. Bo Kim의 경험 / The 3rd Takumichan Cup. Bo Kim's experience.

제 3회 Takumichan Cup. Bo Kim의 경험.
처음 Yeonjeong을 통해 일본에 Takumi라는 작가가 있는데 일 년에 한번 Takumichan
Cup을 열어 퍼포먼스 경연을 한다고 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컵을 한다고?? 너무 유쾌하
다!!!!! 당일 날 작가들이 모여 5분씩 각자 퍼포먼스를 하고 토너먼트 형식으로 우승자를 뽑는
단다. 심사는 물론, Takumichan 혼자. 이 완전한 자기 기준은 멋지다!
Takumichan Cup은 멋진 프로젝트라 생각했고 참여하고 싶었다. 여러 작가들이 함께 퍼포먼
스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니깐. 컵이 열릴 때 도쿄로 가자고 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
고, 경연이 어떻게 되는지 소식을 못 듣다가 얼마 전 온라인 zoom을 통해 경연을 연다고 했
다. 5월 10일 일요일 오전 1시.
뭘 할까 고민. 주어진 5분이라는 시간이 특별하다. 자유롭지 않으면서 이 가벼운 시간에서 자
유를 느낀다. 뭐든지 그냥 하면 되는 시간이다. 5분이어서 어떤 것은 할 수 없지만, 모든 것
을 할 수도 있다. 한 가지 행위를 감싸기에는 충분한 시간. 그러나 전환 되거나 전개 되는 것
은 할 수 없다. 공간 이동도 힘들 듯. 행위 한 개가 5분 이상 지속되는 게 있나? 모든 행위를
5분이라는 박스 안에 넣을 수 있다. 또 아무것도 안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시간도 적당히 5
분. 5분간 뭘 할까?
장소 생각. 인터넷이 되는 곳이어야 하니깐 집으로 결정. 베란다? 신발장? 화장실? 집안을 보
고 다님. 카메라가 고려 대상에 계속 있다. 잘 보일까를 자꾸 생각함. 카메라를 저기 달 수 있
을까? 등등. 카메라를 생각하는 건 답답한 일이다. 어쨌건, 카메라 앞에서 얼굴에 사진을 붙여
서 뭘 하기로 결정. 그러다 3일전, 이거 얼굴에 해서 그게 뭐? 의미를 못 찾음. 그러다 한 날
부엌에서 썩기 일보 직전의 쪼그라든 토마토 발견. 어 저거 빨리 먹어야 되네 생각. 아 그날
이 토마토로 주스 해먹자라고 결정. 내 안에 있는 덩어리도 이제는 다 익어서 갈아 먹을 때도
됐다. 건강 쥬스로 만들자. 토너먼트라서 2개 정도 준비해야 되는데, 또 다른 거 갈아 먹을
거 있나? 속에 있는 말 중에 갈아 먹고 싶은 게 있다. 그것도 꺼내 먹자.
당일, Takumichan 포함한 9 명의 작가들과 관람객들이 zoom에 모였다. 시작하기 전 순서
사다리 타기로 정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갔는데 일본어라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마이크를 든 여자 또한 참여자라고 생각. 노란 마이크는 참
귀여운 퍼포먼스 소품이네. 생각했다.
Megumi Shimizu 참여자인가? 관람자인가? 스텝인가? 한 여자가 말을 하기 시작. 다른 화면
사람에게 말을 시킨다. 또 다른 사람에게 말을 시킨다. 시작 된 건가? 스파이라는 말이 들린
다. 누가 참여하고 있고, 관람하고 있는지 길을 잃었다. 안부를 묻는 거 같다. 타쿠미짱 컵이
시작된 건지 아직 테스트 중인지 모르겠다. 실제 상황인지 연출된 건지 길을 잃었다. 아. 마이
크를 든 친구는 사회자였다. 타쿠미 짱 컵이 시작됐다. 길을 잃고 시작하는 것 좋다.
Ichiko Funai. 진지한 2명의 남자가 뒤 쪽에서 기타와 드럼을 시작. 또 다른 진지한 남자가
문으로 들어온다. 이 진지함이 사랑스럽다. 가위로 천을 순식간에 자른다. 역시 카메라에 집중
하는 이상함이 있다 작은 옷을 . 만들어 얼굴 밑에 세웠다가. 순식간에 가위를 바닥에 내팽겨
치는 몸짓이 좋다. 기분 좋은 가벼움과 과격함. 가위를 던질 때랑 같이 계속 바람처럼 움직인
다. 바람 사이로 가위가 움직인다.
Hiroki Tarumi
돌과 부처와 신에 대해 얘기 한다. 언제 들어도 즐거운 얘기다. 돌을 보여준다. 언제 봐도 즐
거운 물건이다. 핑크색 티셔츠와 황토색 바지가 돌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 옅은 나무판 위에
단정한 돌이 보이다가. 흰 바가지 등장. 생수 통에 있는 물을 돌에 조금 붓는다. 돌에 물이 닿
고, 손에 비누가 닿고, 미끄러운 손이 돌에 닿는다. 그러다 돌을 꽉 잡는다. 미니어처 플라스
틱 바다에 하얀 비누와 돌. 그리고 기후 변화. 히로키 짱이 신이 됐다. 물소리가 듣기 좋다.
Onyangkobon
스따또~ 소리 뒤, 모두들 가만히 있다. 10개 넘는 화면이 있는데 아무것도 안 움직임. 뒷 화
면으로 가도 아무도 안 움직임. 어디로 갔지? 다시 앞 화면으로 옴. 없네. 근데 타쿠미짱이
웃고 있다. 뭘 보고 있는 거지? 나도 보고 싶다. 어딨지? 계속 찾음. 2분 정도 지나고 생각.
안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구나. 모두가 모두를 보는 어색한 시간. 응시의 시간. zoom의
zoom 시간. 아. 공간이 필요해!!
Takumi
Takumi가 어떤 얘기를 해준다. 리듬을 맞춰서 몸이랑 같이 움직인다. 무슨 얘길까? 계속 얘
기를 한다. 갑자기 조용해지다가 천천히 말한다. 말이 먼저 걸어간다. 일어나고, 이제 뒤에서
말이 따라간다. 자켓을 벗고,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 어깨가 돌고 손이 돌고 말이 같이 돈다.
무슨 얘긴지 하나도 모르는데, 희안하게도 나도 어디로 같이 가고 있다. 그러다 땡땡땡. 타쿠
미짱이 쓰러지면서 웃는데 나도 너무 웃기다. ㅎㅎㅎㅎㅎㅎㅎ
Noguchi
단촐한 방이다. 종이를 가져와서 비행기를 접는다. 나도 비행기를 접는다. 앉아만 있다가 움직
이니깐 기분 좋다. 비행기를 같이 날린다. zoom 시작 후 처음으로 컴퓨터에서 눈은 떼서 옆
을 본다. 아. 내 옆에 공간이다. 모든 참여자의 비행기가 사선을 그으면서 같이 공간을 만든
다. 공기가 살짝 들어온다.
Bo Kim
자기 비판. 옷을 찢지 말고 천천히 동그라미로 자르는 게 몸에 더 맞았을 것이다. 토마토를
배 안에 붙여 놓을걸. 배에서 멀리 늘어져 있어서 배와 연결 기분이 약하다. 토마토의 등장을
더 느껴야 했다. 시간 안에 끝내는 건 중요하지 않다. 이불의 포근함 속에서 갈리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는데 이불 위에 눕는 게 불편했다. 토마토 주스는 맛있었다.
Yeonjeong
미끄럼틀에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는 시간이 여유롭다. 손, 발이 축 늘어나고 답답한 가슴. 때
리는 태양. 늘어난 몸이 몸을 따라 오른다. 올라간다. 멀어지는데 동굴 소리가 가까이에서 쾅
쾅 난다.
Takumi video
이렇게 예쁜 소리가 “Pyua~~” 있다니. 남자에게서 이런 예쁜 소리가 나올 줄이야. 반짝이는
민트색이다. 바다는 그런거지. 겨울 햇빛, 만화방 색깔, 늦은 밤 부엌 색깔. 이 색깔과 각도와
거리는 거의 완벽한데. 커피를 끓이면서 갑자기 안 쪽을 보여준다. takumi의 안 쪽 인가? 식
탁에서 천천히 돌기 시작하는 부분은 완전한 걸작. 내가 있는 곳까지 튀어나와 돌려버린다.
말은 아무것도 못 알아 들음.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지만 몰라도 상관없다. 나는 이미 한
바퀴 돌았다.
Megumi Shimizu
첫 번째는 점에서 선으로.
지금은 평면에서 입체로. 열린 문 뒤로, 계단 옆으로 숨어서 열려있는 공간들이 같이 움직인
다. 그 사이로 또 다른 선을 긋는 고양이. 카메라 걷기 드로잉. 혹은 땅굴 파기. 왜 땅 밑이라
고 느껴지지? 집은 그런 기분이 있다. 나무 재질의 인테리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Hiroki Tarumi
손에 그림을 그리고 다시 씻음. 손바닥은 공통된 것. 내 손이 너의 손. 아는 느낌으로 공감을
만든다. 우리는 또 지금 다 같이 앉아 있잖아. 한 방향을 보면서.
Noguchi
카메라 이동. 창문이 보이다가 창문을 연다. 아. 바깥 공기다! 잠시 후, 공기는 다시 사라진다.
이 컴퓨터 스크린 벽은 모든 걸 납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종이를 든다. 바람에 옷이 흔들
리는 움직임이 좋다. 눈에 닿는 바람. 눈에 닿는 풍경. 우리는 이제 계속 이런 세계에 살게 될
까? 모든 사람들 문이 열리는 기분이 좋다.
bo kim
자기 비판. 돌을 뱉을 때 후련함. 처음 꺼내는 말. 사라지는 말. 말이 믹서기에 닿지 않는다.
말이 갈리지 않고, 귀 주변이 갈린다. 하는 말이 손으로 가서 믹서기가 다시 말한다. 말은 없
어지지 않고 믹서기가 다시 다르게 말한다. 믹서기는 날카롭다. 물을 가득 담을 때 안도감. 부
드러움. 후라이팬에 불을 켜고 믹서기를 씻어 흘려보낸다. 뒤에서 가스렌지 열이 느껴진다.
Megumi Shimizu
비디오의 플레이 버튼 클릭. 숲 속에서 소라껍질 같은 악기를 분다. 저기에 없어도 무성한 초
록색이 여기까지 온다. 새 소리도 여기까지 온다. 새소리에 맞춰 춤추는 Megumi의 몸짓. 자
꾸 끊어지는 Megumi의 현재 있는 장소가 더 비현실적이다. 컴퓨터 바탕화면, 다시 숲 속. 수
풀 위로 마우스 커서가 왔다 갔다 한다. 바탕화면. 다 사라지고 숲속의 Megumi는 남았다.
bo kim
자기비판. 마침 며칠 전 사놓은 토마토 씨앗이 있었다. 브라보. 부엌에서 맡는 흙냄새가 좋다.
흙이 옆에 있으니, 뭐든 상관없겠다는 기분이 든다. 싱크대 물이 바닥에 줄줄 흐르는데 상관
없다. 흙이 바닥에 떨어져도 기분이 좋다. 흙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믹서기로 섞는다. 머리에
올려서 토마토 씨앗을 심었다. 조심히 살살 부드럽게. 모자를 눌러쓰고 캄캄하다. 내 몸으로
뿌리가 내린다.
종료 컴퓨터 Takumichan Cup . 화면을 통해 퍼포먼스를 공유하는 것은 새로운 일. 존재함을
한 공간에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존재함을 창문 너머로 보내는 일. 우리 사이에 창문이 있다.
창문 사이로 존재함을 나누는 여러 시도들이 있었던 거 같다. 또 창문을 개의치 않고 행동을
공감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거 같다. 행동이 화면을 통해 납작해져도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
있구나를 생각한다. 오늘 창문으로 우리가 나눈 것은? 이야기와 몸짓과 소리와 실수와 웃음이
있었다. 4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고. 컴퓨터를 끄고. 더러운 부엌에 앉아있는데 음... 저기
에 같이 한 사람들이 있구나. 생각한다.
언젠가 실재로 한 공간에서 함께 퍼포먼스를 해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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